박상화1968년생 / 편의점

그는

박상화 0 758

 


겨울바람 차다. 잘 웃던 그는 갇혀있다. 아무도

오지 않는다. 찬 왼손을

오른손이 달래고 있을 것이다. 시린 왼발을

오른발이 덮어 주고 있을 것이다.

바람을 막는 비닐 한 장을 바람이

쥐어뜯는다. 창살처럼 그는

요지부동 서 있다. 창살 너머 겨울만이

그를 마주 본다. 크고 힘센 손이

그를 꺼내주지 않는다고

슬퍼할 필요는 없다. 그의 감옥은

사람들의 마음에 있기 때문이다. 겨울바람

차다. 모두가 갇혀있다. 누군가

열 것이다. 흐린 눈보라 속에

작은 입김이

수많은 기억을 불러 낼 것이다. 그의 문이

열리는 힘은 기억하고 견디는 자로부터

일어날 것이다. 입김의 어깨를 짚고

입김의 허리를 세우고 입김의

손을 붙잡고.


2017.12.27


*문정권의 특별사면에 한상균위원장은 포함되지 않았다. 국가보안법과 양심수가 있는 나라는 아직 새로운 나라가 아니다.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카카오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밴드로 보내기

Comments

카테고리
반응형 구글광고 등
최근통계
  • 현재 접속자 13 명
  • 오늘 방문자 463 명
  • 어제 방문자 479 명
  • 최대 방문자 2,936 명
  • 전체 방문자 467,948 명
  • 전체 회원수 15 명
  • 전체 게시물 15,811 개
페이스북에 공유 트위터에 공유 구글플러스에 공유 카카오스토리에 공유 네이버밴드에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