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화/ 1968년생 / 편의점
그리운 이의 삶에 개입할 수 없는 도깨비가 되어
달이 꺼지면 비가 내렸다.
바람이 멈추면 눈이 내렸다.
기쁘면 꽃이 피고
울면 어두워 졌다.
어두워지면 달이 켜지고
그리우면 뼈가 아프더니
나는 밥물처럼 말라갔다.
너는 밤새 내려 가슴 가득 쌓였다.
하얗게 차게 세상이 깨어나면
기다리다 돌아가는 쓸쓸한 새벽마다
나무의 살을 파고 들어가 나무가 되어버린 못처럼
있는 힘을 다해 그대 가슴에 박히고 싶었다.
2017.1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