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화1968년생 / 편의점

홍시紅柿

박상화 6 1,757

 

 

빈속같은 하늘에 바람이 울고

흰 서리로 해 입은 외투는 차다.

어설프던 땡감이

외줄기 심지에 목숨을 걸고

멀리서도 보이라고 햇빨갛게 얼어서,

냉기가 뺨을 칠 때마다 그 속을 달굴지니

그대 기다리는 

홍시 몇 알

주린 하늘을 붙잡고 있으리라.

 


2017.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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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조성웅
젊고 급진적이며 혁명적이었던 한 세대가 몰락한 이후에도 노동자들은 기어이 오르는구나
빈속 같은, 주린 하늘로.
자기 속을 햇빨갛게 달구는 홍시
무엇보다 독립적이었으면 해
박상화
나도 그 생각 많이 하는데, 독립적으로 한번 읽어봐. 걸리는 부분이 있는지.
조성웅
그대 기다리는, 이 걸려. 두 동지는 자기 생의 절정이자 당대를 사는 최선의 삶 자체이니까.
기다려도 그대는 오지 않고, 오히려 협상과 수습책만이 찾아오지 ㅠ
그래서 "자기 속을 햇빨갛게 달구는홍시" 그 자체를 오롯이 드러냈으면 좋겠어
박상화
여기서 그대는 동지일수도 있지만, 내가 바란건 기다리는 스스로야. 누구나 굴뚝 꼭대기에 살고, 누구나 춥고, 누구나 삶과 싸우지. 거기서 발갛게 익어가려면 스스로를 이기지 않으면 안돼. 타자와의 승패보다 스스로가 얻는 무엇이 더 중요하다고 본거야. 그것이 무엇이건. 그게 읽히지 않은건 내 잘못이겠지만, 독립적이라는 말을 나는 그렇게 받아들였지. 두동지를 떠나서도 이 시가 공감될 수 있는가. 두 동지에게 바라는 바도 그렇고. 나도 사실 그래서 니가 정확하게 본 그 걸리는 지점을 어떻게 표현할까가 가장 큰 고민이었어. 잘 본거야. 아직 고민중인것도 같고. 다만 급하게 갖다붙인 그대 기다리는은 쉬운 표현이었는데, 고민을 좀 더 해야겠지. 익혀보자. ^^
붕어
두 분 따로 전화하셨어요??

어떻게 홍시를 읽고 "두 동지?"를 말씀하시는지 엄청 궁금....^^;;
박상화
페북에 올릴때 링크를 걸엇엇거든. ㅋㅋ 성웅이가 날 아니까 그걸 안봤어도 짐작할 만한 부분이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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