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월 처서에 찬 눈 내리는데
함박눈 펑펑 쏟아져 무릎까지 푹푹 빠지는데
처마밑에 쪼그려 앉아 담배나 피는 나는
쫌스런 것들 밉고 이 세상 좀스런 것도 미워
단단한 배낭을 꾸려 히말라야로 떠난 친구를 그리워한다
오십전이나 먹은 에어머신으로 자전거 바퀴가 충분히 빵빵해지지 않았다며
십전어치 더 넣어 달라는 가난한 고집에
오십전을 넣어야 에어머신이 작동한다고 바락바락 우기는 데
눈발마다 칼날되어 날린다.
함박눈이 시야를 다 덮는다.
컵라면 하나 더 사고 포크하나 더 달라는 홈리스의 당당함에
아까 준 포크는 어쨌냐고
포크는 흙파서 나오는 건줄 아냐고 바락바락 싸우는 데
눈보라는 문짝을 치고 들이 닥치고
히말라야 돌산들 시퍼렇게 날이 선다.
삶에 찌든 탓이 아니라고
가난한 저들의 가난한 잔꾀가 미워서라고
속임수조차 낡아빠진 가난이 증오스러워서라고
팔월 처서때면 항시 내리는 큰비에
다자란 나락들 물속에 잠겨 숨도 못쉬던 가슴들
빈쭉정이만 분분하던 가난이 증오스러워서라고
속상해 수그린 벌건 얼굴에
휘이이잉 휘이이이잉
히말라야에서부터
칼날같이 베어오는 팔월 처서의 눈보라, 눈보라
2017.8.23
어제는 LA에 사는 돌쑥 불알 친구가 와서 침 맞고 갔다. 겨우 살만큼 회복되서 미국으로 돌아갔다. 돌쑥과 돌쑥 친구가 미국에서 내 몸에 침뜸 강좌를 개설하는 계획을 세우고 갔다. 구체적인 일정은 아마 휴가철이 될 것 같은데, 이 과정에서 네 이야기를 했다. 배가 아파 몇 날 며칠을 참다 참다 몇 년 만원 들여 수술을 받았다는 이야기, 같이 침뜸부황을 배우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했다. 돌쑥 친구는 네가 어디에 사냐고 해서 시애틀(?)에 산다고 하니, 차로 9시간쯤 걸린다는 이야기, 자본주의 중심에 5000년이 민중의학이 보급된다면 가히 혁명적일 거라는 이야기 등등 ...돌쑥 친구가 네 핸드폰 번호를 묻길래 페이스북으로 통화를 해봐서 전화번호는 모른다고 했는데,,,한 번 교류해봐라.(전화 번호 알려주구) 네 맹장 아픈 것은 침으로 아주 간단하게 치료할 수 있는 건데, 돈이 천만원이 넘다니, 미친 짓이었다. 내가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은 네가 돌아올 때까지 아픈 네몸, 의료의 자급자족을 위한 수단을 갖기를 바리기 때문이다.
성웅이형도 몸이 안좋으셨구나....
이제야 알았으니...ㅜ.ㅡ
그리고 상화형에게 빨리 봄이 오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