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화1968년생 / 편의점

​시와 혁명

박상화 0 800

 

 

책갈피에서 찾은 빨간 단풍잎

무슨 사연이 있었던지 기억도 안나는데,

포장지 번듯한 닭튀김처럼

그럴듯한 비유로 휘감아 써 내려간

열꽃 피던 젊은 날

 

희고 가늘던 손가락 굵어지면서

봉투에 수놓인 꽃보다 내용물이 중요해지더니

나이들수록 

돈보다 좋은 친구가 없다

 

익는 다기보다

그렇게 홍시처럼 물러가다가

까마귀밥 되기 가까워진 저녁

 

문득 그리운

방망이질 치던 가슴

 

 

2014.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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