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화1968년생 / 편의점

바다

박상화 1 1,293

 

 

바다는 완강하고 단단하였다 시간이 불어와

파랑이 일고 물결주름이 잡혔지만

많은 일을 겪은 노인이 그렇듯 바다도 결코 

입을 벌리는 법이 없었다 하나 남은 이를 보이지 않고도 

뭍은 바다로 빠져들어갔고 쓰레기들은 뱉어져 

부유했다 품지 않겠다는 뜻이었다 품어진 아이들은

개똥불빛이 되어 바닷속을 날며 놀았다 그 웃음소리가

하늘에 비춰져 별빛이었다 어미와 아비가

그리워 눈물 일렁일 때면 별빛도 흔들려 어디선가

꽃 내음이 났다 아픔은 산자의 것일 뿐이라고 

함박눈이 내리면 누군가는 아무도 오지 않는 길을 쓸었고 

아이들이 혀를 내밀어 눈을 받아 먹는 동안

빈 운동장같은 바다 어디서 맑은 종소리가 울렸다

 

 

2016.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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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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