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화1968년생 / 편의점

돌멩이

박상화 6 2,788

 

 

 

 

약속을 지키지 못하면 등이 아팠다

금방이라도 와르르 무너질 것처럼 불안했다

살이 찢어지고 자꾸 뼈가 튀어 나왔다

그 흉몰凶沒로 걸었다 살아야 했다

질고 단단한 길을 가리지 않았다

꺾이고 부딪혀도 흘러갔다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곳에서는 고여 기다렸다

푸른하늘의 구름도 바람에 찢기며 나아가고

나무도 가지를 찢으며 벋었고

꽃도 터지며 벙글었으니

아프지 않고 나아갈 길은 없었다

아픈 건 나아간다는 것이라 믿었다

 

시간도 공간에 갇히고

공간도 시간에 고였다

멈추지 않는 것은 오로지 삭는 일 뿐이었다

일이 안될까봐 조바심을 치고

밥을 삼키고 종종종 뛰면서

피곤을 주고 여유를 벌고 싶었으나

여유를 뺏기고 피곤을 벌었다

아내와 나의 젊음을 뜯어 먹인 아이들은 더 커야했고

늙은 부모에겐 빚이 있었다

물풍선처럼 불안한 것을 삶이라 했다

이토록 간절한 영역을 흔드는 비린 눈빛은

용서할 수 없는 것이었다

참고 견뎌왔으나

이것을 삶이라 하는 것도 용서할 수 없는 것이었다

몸 곳곳에 박힌 뼈들이

자꾸만 튀어 나왔다

 

 

2016.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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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신경현
벋었고-벗었고...아닌가요?부딪혀도-부딛혀가 아닌가요? 억수로 헷갈리네ㅎㅎ
박상화
벋다1[발음 : 벋따]
활용 : 벋어, 벋으니, 벋는[번는]
관련 어휘     
동사

1 .
「(…을) …으로」 가지나 덩굴, 뿌리 따위가 길게 자라나다. 또는 그렇게 하다.
하늘로 죽죽 벋는 대나무
나팔꽃이 담장을 타고 위로 벋었다.
우리 집 나무가 옆집으로 길게 가지를 벋어서 잘라야 한다.
2 .
「…으로」 길이나 강, 산맥 따위의 긴 물체가 어떤 방향으로 길게 이어져 가다.
들판 가운데로 벋어 있는 고속 도로
산줄기가 바닷가로 벋어 나간다.
3 .
「(…을) …에/에게,(…을) …으로」 기운이나 사상 따위가 나타나거나 퍼지다. 또는 그렇게 하다.
도시의 퇴폐풍조가 순박하던 마을에까지 벋었다.
나쁜 사람들이 청소년들에게 악영향을 벋지 못하게 하는 것이 어른들의 임무이다.
나쁜 사상이 주변 마을로 벋는 것이 걱정이다.
4 .
「…을」 오므렸던 것을 펴다.
두 다리를 죽 벋다.
5 .
「…을 …에/에게,…을 …으로」 어떤 것에 미치게 길게 내밀다.
어머니는 서랍에 손을 벋어 무언가를 찾으려고 뒤적거리고 계셨다.
아기는 안아 달라고 엄마에게 손을 벋었다.
아이는 손을 위로 벋어 살구를 따려고 하고 있다.
어원 : 벋다<분류두공부시언해(초간본)(1481)>
속담/관용구

속담

벋어 가는 칡도 한(限)이 있다
칡이 기세 좋게 벋어 나가지만 그것도 한계가 있다는 뜻으로, 무엇이나 성하는 것도 한도가 있음을 이르는 말.
[비슷한 속담] 부자도 한이 있다.
박상화
부딪히다[부디치다]중요
[동사]
1.
‘부딪다(무엇과 무엇이 힘 있게 마주 닿거나 마주 대다)’의 피동사.
2.
‘부딪다(예상치 못한 일이나 상황 따위에 직면하다)’의 피동사.
유의어 : 마찰하다


'부딪히다'와 '부딪치다'

질문 : 바위에 부딪히는 파도 소리가 멀리서 들립니다.에서 바위는 가만히 있는 것이고 파도가 가서 바위에 부딪은 것인데, '부딪치는'이 맞는 게 아닌가요? 한편으로는 파도도 자력이 아닌 바람의 힘에 의해 가는 것이므로, 피동으로 하여 '부딪히는'이 맞을 수도 있다고 보기는 합니다. 이렇게 생각하는 게 맞는 것인가요? 둘 중에 어느 문장이 맞는 문장인지 궁금합니다.
답변 : 제시하신 두 문장은 모두 쓸 수 있습니다. '부딪다'를 강조하여 이르는 '부딪치다'는 능동사이고, '부딪히다'는 '부딪다'의 피동사입니다. 이에 따라 '부딪치다'가 쓰이는 문맥에서는 '파도'의 행위를 '능동, 의도적(=그렇게 하다), 주체 스스로(다른 힘에 의한 것이 아닌), 움직이거나 작용한 현상 그대로' 등으로 해석할 수 있는 뜻이 내포되어 있습니다. 반면 '부딪히다'가 쓰이는 문맥에서는 '파도'의 행위가 '피동, 비의도적(=당하다/결과적으로 그렇게 되다), 다른 힘에 의해, 다른 힘에 의하여 움직이게 된 현상' 등으로 해석할 수 있는 뜻이 내포되어 있습니다.
박상화
나도 헷갈려서 찾아보니 그렇더라. 벋다는 뻗다로 쓰기 쉬운데, 원형은 벋다가 맞고, 뻗다는 벋다보다 쎈느낌을 주는 말이다(두음경화). 주먹을 뻗다는 뻗다가 맞을텐데, 나무는 천천히 그 가지를 벋어 나가므로 벋다가 맞을 것이다.

부딛히다는 아니고, 부딪히다인데, 위에 옮겨 적은 사전처럼 부딪히다는 피동, 즉 부딪힘을 당하는 것이고, 부딪치다는 능동, 즉 주체가 적극적으로 부딪치는 것이다. 시에서는 문맥상 부딪히다(부딪힘을 당하는 상태)가 맞다고 보았다. 써먹어야 배운다. 네 덕에 내 공부가  더 많다. ^^
박상화
참고로, 흉몰凶沒은 '흉한 몰골'을 줄인 말이다. 사전엔 없는 말이지만, 못 쓸 말은 아닌듯 하다. 몰沒이 가진 뜻은 
1. (물에)빠지다, 가라앉다
2. 잠수하다(潛水--), 무자맥질하다(물속에서 팔다리를 놀리며 떴다 잠겼다 하다)
3. 다하다, 끝나다, 바닥나다(돈이나 물건을 다 써서 없어지다)
4. 마치다
5. 죽다(=歿)
6. 패망하다(敗亡--), 멸망시키다(滅亡---)
7. 함락되다(陷落--)
8. 없다
9. 빼앗다, 몰수하다(沒收--)
10. 탐하다(貪--), 욕심부리다
11. 지나치다, 정도(程度)를 넘어서다
12. 숨다, 숨기다
13. 들어가다
로 나와 있는데, 어쨋든 죽거나 없거나 망하거나 다한 것이다. 흉한 몰골로 쓰면 앞줄의 뼈와 몰골沒骨의 뼈가 반복되어 번잡하였으므로, 줄여서 흉몰로 써도 되겠다 싶었다. 한자지만, 한자의 뜻을 몰라도 피폐한 상황을 나타내는 의미가 전달이 될 것 같았다. 혹시 사례가 있나 싶어 구글과 네이버의 사전을 찾아봐도 흉물로는 검색되어도 흉몰이란 단어를 쓴 예는 찾을 수 없었다. 괜찮을까 저어했는데, 어감만으로도 뜻이 전달되리라 싶어서 그냥 그렇게 썼다.
붕어
아....저도 '벋다'라는 말을 처음 알았습니다...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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