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화1968년생 / 편의점

걸식

박상화 2 1,478

 

골빠지게 모은 푼돈에서 세금 베어 내느라 눈썹을 휘날리던 국세청 공무원들은 그렇게 모은 돈이 전부 복채로 들어간 걸 알고도 일할 맛이 날까?

저 거대한 도둑의 명령에 따라 빵 한개 훔친 장발쟝을 잡으러 다니는 검경의 걸음은 활기찰까?

국민의 땅을 뺏어 골프장을 짓고 설악산에 케이블카를 설치하고 올림픽을 한다고 수조원씩 해먹으려는 저 투기개발업자 밑에서 농막 건축 허가를 내주니마니 고민하는 행정공무원들은 얼마나 무람할까?

노량진수산시장을 현대화한다고 도박장을 짓는 저 대통령의 인맥앞에서, 온종일 떨며 비린 하루를 버는 수산시장 상인들의 생선좌판을 단속하는 구청의 질서유지는 또 얼마나 참담할까?

비선실세가 무기상과 거래한 사드와 뇌물에 녹슨 무기들을 들고 누군가의 조국을 지키겠다고 서있는 군인들은 얼마나 허깨비같은 심정일까?

다 아는 아이들 앞에서 정직과 평등과 정의 따위 개도 안물어갈 용어들을 가르쳐야 하는 교사의 위선을 어떻게 해야 좋은가?

금은보화 싸들고 권문세족 집앞 마당쇠가 줄세우는 긴줄에 선 양반들의 시대가 아직도 끝나지 않았고, 왕을 호가호위하는 요술사가 용을 타고 날아다닌다던 신화의 시대도 아직 끝나지 않았으니,

노예의 사슬이 넥타이가 되고, 머슴의 지게가 자가용으로 디자인만 창조적으로 바뀌었을 뿐, 너나 나나 밥한그릇에 처자도 뺏기고마는 캄캄하고 비루먹은 시대를 사는 처지가 아닌가?

조선일보를 앞다퉈 공유하고, 추운 광장을 좀비처럼 서성이는 뿌듯한 며칠이 지나면, 지배자들은 여전히 아무일없었다는듯 태연히 명령을 관장하고, 뉴스가 드라마보다 재밌어 밤새 이빨까느라 신났던 너와 나는 다시 기나긴 전철을 타고 한덩이 배식줄에 설 노예 28호거나 먹쇠놈은 아니겠는지,

여전히 오늘의 배식을 페북에 자랑하며, 지나가는 개도 안들을 욕에다 태그나 걸어대며 말이다.

국회의원들이 뭔지 나는 모르고, 삥뜯는 양아치들이 모여서 공무원 알기를 제집 종 알듯하는 데가 어느 섬엔가 있다는 얘기를 들었던가 귀를 씻었던가 안개처럼 희미하다. 

 

2016.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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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붕어
그러게요 형님....
그래도 부패하고 부도덕한 권력을 응징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으니 기회를 잘 이용해야하지 않을까하는...(너무 기회주의적인가요?^^;;)
더 소름끼치고 징그러운 건 권력의 말기에 선긋기를 하고 있는 조선일보를 비롯한 수구언론들입니다.
저 놈들을 죽여야하는데....
박상화
모든 민중이 자기 삶의 주인이 되어 정치에 관심을 갖게 되면 수구언론도 부도덕한 권력도 존재할 수 없지.
민중은 포크레인처럼 힘이 세지만,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쳇바퀴같은 삶속에서 정치는 신경쓰지 않고 살기 때문에, 수구언론이 조작질을 하고 부도덕한 권력이 활개질을 치는 것이라고 생각하네.
조선일보가 박근혜최순실 일당을 죽이려고 지금 징 치고 나발불고 있지만, 그럼으로써 각성된 민중이 깨어나게 되면 조선일보도 죽일놈의 자리에 있음인데, 그 여파가 어디까지 갈지는 아직 아무도 모르고,
조선은 민중의 편이었던양 가면을 쓰고 외줄타기를 하고 있는것이거나, 조선의 판단에 민중은 조선의 목적을 달성할 때까지만 각성할 것이고, 다시 조선이 날라리를 불면 잠잠해 질 것이라 확신하고 있는지도 모르지. 조선은 자기가 피리부는 사람이거나, 혹시 민중이 계산보다 더 나가면 민중편이었다는 외투를 뒤집어 쓰고 있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지도 모르겠네. 
문제는 포크레인처럼 힘 쎈 민중인데, 모두가 각성하여 조선에 휘둘리지 않거나, 민중이 원하는 방향으로 모든 사태가 컨트롤 되어야 하는데, 모두가 갑자기 각성하는 것도 어렵고, 각성하는 방향도 천차만별일 것이고, 야당이건 재야건 컨트롤 타워가 마땅치 않다는 것도 문제가 아닌가 싶네.
여,야,재야,보수,진보,언론할 것 없이 온국민이 온 조직이 들고 일어서 박근혜하야를 외치니 어찌 하야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마는, 시골 버스기사 취직자리 부탁하는데도 뒷돈 기백만원이 필요할 만큼 온천지가 곪고 썩었는데, 정권하나 물러난다고 갑자기 온 천지가 맑고 밝은 세계가  되겟는가 싶고,
모두 파헤치고 까뒤집으면 그 서슬에 말려 죽을 사람이 높은 자리에 많을 테니, 검찰이 알아서 지금 대충 시늉만 하고 정리하려고 진행하는 꼴이 환한데, 결국 문패만 바꾸고 실체는 여전할 수 밖에 없지.
모든 역사에 혁명의 주도자는 인텔리였고, 피는 민중이 흘렸고, 혁명의 과실은 인텔리가 따 먹었지. 다만, 이렇게 된 과정을 통해 숨죽이고 엎드려 있던 민중이 깨어나고, 깨닫는 점이 많을 것이고, 폭력에 두려워 엎드렸던 지난 날들을 버리는 새로운 저항가들이 많이 나올 것이라는 점을 나는 기대하는 것이네.
이 멀리서 쳐다만 보고 현장에 가보지도 못하는 내가 무엇을 알겠는가마는, 온갖 목적을 가진 말이 난무하는 어지러운 시기이지만, 아직 안나온 말이라도 한마디 보태야 하지 않겟는가 싶어서 써 본 것이니 너무 신경쓰지 마시게. 다만 공무원중에 경찰, 검찰, 세무공무원들이 조직의 일원으로써 만이 아니라, 자기 복무수행의 결과가 저렇게 된데 대한 회의를 갖고 양심적인 고뇌를 해 주기를 바라는 마음이 좀 있었을 뿐이네. 
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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