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화/ 1968년생 / 편의점
밤의 어둠도 찬바람도
떨어져 튕기는 빗방울도
스미지 못하는 콘크리트의 거리에서
날다 구르다 쉬다 밟히고
날개마저 찢어진 늙은 씨앗이
찢어진 채 또 죽죽 끌려가면서도
씨방 안에
천만송이 환한 꽃 피어나는 큰 나무를 품은
진창의 늙은 씨앗이
단단한 늙은 씨앗이
찬 소주 한잔을 따라 준다
그대가 씨방에 갇힌 씨앗일 때 깜깜하다
희망이란 깜깜한 것이고
깜깜하다는 것은 씨앗이라는 말,
빛이 보이면 그때부턴 희망이 아니라
투쟁이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2016.9.23
와 난 이런 시어을 얻지 획득 못할까
모가 없는 둥그런 시어에 가슴에 안겨오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