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화/ 1968년생 / 편의점
사과들이 사과나무 발치에 떨어져 썩어갑니다.
가을 햇살은 뜨거워
사과나무 그늘 만들어 가려보지만
하루종일 애써도 한쪽 밖에 못 가립니다.
몸빼 입고 선 저 사과나무
읍내 미용실에서 동네 아줌마들이랑 맞춘
파마머리 수줍던 어머닙니다.
해가 곧 꼴딱 넘어갈 텐데
멀리 굴러 가 썩는 사과까지
어머니 그림자 닿을락 말락
흙파서 키운 자식들
다 익어 떨어지고 굴러간 뒤에도
품으려 안간힘 쓰다
미안하다 미안하다 하십니다.
2016.9.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