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밭 과수원에는 어무이 치마폭에서 자란 내새끼들이 우수 낙과 되어있다 맛난것은 벌레들이 먼저 알고 낙과된 배들은 새로운 생명을 잉태 하지만 달린배보다 낙과한 배들에게 눈이가고 아까웁다 흙으로 빚으신 어무들 여름 땀내음이 송글하다 올 가을에는 과일이 풍년이라 하지만 모든 농사에는 진한 땀과 발걸음과 품이 배여있다 가을시 참좋네
감사합니다. 여긴 과수원이 없고, 그저 집마다 나무들을 길러서 솎아 주지도 않고 자연 그대로 내버려 둡니다. 그러니 이 가을이면 사과나무 밑둥엔 떨어진 사과가 천지고, 데굴데굴 굴러간 놈들도 꽤 됩니다. 물론 관리를 안해주니 사과는 알이 잘고 퍼석합니다. 그러고 가을 햇살을 이고 선 사과나무 한그루가 갑자기 뽀글파마를 하고 몸빼를 입은 어머니같아 보였습니다. 그 그늘이 낙과를 가리는데, 사방팔방 떨어진 놈들을 다 가려줄 수가 없었지요. 해는 저물어 가고 맘만 바쁘신 어머니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