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화/ 1968년생 / 편의점
엄마는 술을 마셨고
아빠는 엄마를 때렸다
엄마 눈두덩이 퍼렇게 멍들고
아빠도 술을 마셨다
엄마는 술을 마셨고
아빠는 엄마를 때렸다
엄마 다리가 부러지고
아빠도 취해 넘어져서 이가 부러졌다
매일 기도했지만
가난한 집 어린 딸의 기도는 효험이 없었다
가난한 집 어린 딸을 보호기관에 뺏기고 나서
엄마는 술을 마셨고
아빠는 엄마를 때렸다
무서움으로 배를 불리고
두려움으로 추위를 덮으며
가난한 집 어린 딸은 그렇게 자라서
2014.1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