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화1968년생 / 편의점

​장마

박상화 0 889

 

 

 

빗물 한방울 툭 팔을 스쳤다.

네가 잡아 끌듯

감당할 수 없는 긴 비 쏟아졌다.

이 장마는 그치지 않는다.

 

바다에 잠긴 창(窓)은 어둡고

처마는 종일 울며 화강암 기단돌을 팠다.

눈물보다 단단한 것이 없다.

 

우레가 등짝을 치고

번개가 얼굴을 찢을 때마다

상처난 뿌리로 움켜쥔 네 하얀 손이 찼다. 

희망까지 비우지 않으면 버틸 수 없다.

 

장마지면 물길이 바뀌고

장마지면 쓸려가고

장마 끝이 환하게 개일 때까지

 

기나긴 비 그치지 않는다. 어둡고 

하루 종일 운다. 수직으로 선 눈물이 

기울어진 하늘을 떠받쳤다. 

 

내일은 너무 무거워

오늘만 지고 서 있기로 한다.

 

 

2016.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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