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화1968년생 / 편의점

사무직 1

박상화 0 934

 

 

아부지 저예요 첫째예요 

회사는 뭐 그렇죠 괜찮아요 

막내 결혼식 준비는 어떻게 문제 없으시구요 

청첩은 다 돌리셨어요 오늘 끝나세요 

네 그럼요 그날은 퇴근하고 갈 수 있을 것 같아요 

네네 그럴께요 

 

탈칵 저 건너 전화 끊기는 소리가 

감옥 빗장 지르는 쇳소리처럼 울렸다 

 

우리막내 결혼식은 

사장님 따님 결혼식 전 날 

나는 지난 두 주 내내 

사장님의 청첩장을 만들고 발송하느라 

정말 미친듯이 바빴다 

칠백군데 전화를 걸어 일일이 주소를 확인하고 

전화기에 대고 머리를 조아렸지만, 

'이사감'이 찍혀 반송되는 우편물마다 

발밑 깊숙히 함몰되는 듯 두려운 핀잔을 들어야 했다 

 

바숴질듯 어깨가 아프곤 했다 

 

2002-04-30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카카오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밴드로 보내기

Comments

카테고리
반응형 구글광고 등
최근통계
  • 현재 접속자 3 명
  • 오늘 방문자 540 명
  • 어제 방문자 617 명
  • 최대 방문자 2,936 명
  • 전체 방문자 465,923 명
  • 전체 회원수 15 명
  • 전체 게시물 15,811 개
페이스북에 공유 트위터에 공유 구글플러스에 공유 카카오스토리에 공유 네이버밴드에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