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화/ 1968년생 / 편의점
너를 만든 한 노동자를 기억하는지
땡볕아래서 굵은 땀 흘리던 그를
가난하였을 거야
바짓가랑이 붙잡는 꼬마 하나쯤 있던 사람이었겠지
참으로 많은 수모, 괴로운 일상의 반복 따위
검게 그을린 노동으로
버티고, 기어이 살아 남은 사람이었을 거야
설움의 굴레를 깨고
나아가야 할 외길 앞에서
깨어져 날아가면서 너도 보았을 거야
그 동안 박혀있던 자리
다 같은 모양으로 줄지어 앉아
어깨 걸고 지키던 자리
길
이었음을
길을 깨어야만 갈 길 뚫을 무기가 생기는
이 부박한 삶 앞에서
꼭 모가지 떨어지지 않아도 밀리면 죽는 게 확연한
이 배수진의 삶 앞에서
기어이 살아 남아 노동의 열매를 전해준 사람은
너를 만들어
무기를 만들어 길에 매복시켜 놓은 사람은
설움을 아는 사람이었을 거야
2001/07/05
어느날 오야지 되어 일을 맡아 했는데 이중으로 등록된 원청이 사무실도 얹혀 쓰다가 밤새 보따리 싸버려 거지가 된것이야 장비업체 기타 소송에 휘말려 브럭만 쌓고 산놈이 뭘 알것는가 그래도 기어히 살아남아 길을 내고 만들고는 있지만 지금이라도노동의 무기나 제대로 소지하고 있는지 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