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화1968년생 / 편의점

박상화 6 1,334

 

 

 

가만히 깔려있던 흙이

마디마디 자갈 배긴 바닥이었던 흙이

흙이 일어선다

 

일어선 흙이 

스스로 다시 누울 때까진

아무도 흙을 재우지 못한다고

누구도 먼저 끝낼 수 없다고

바닥이 일어서면 

누구나 바닥이 되어야 한다고

 

일어서는 흙이

일어선 흙의 등을 짚고 일어서는 흙이

일어서는 흙의 손을 잡고 일으키는 흙이

마침내 

 

 

2016.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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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조성웅
흙은 일어서기 보다는 받아들이고 가꾸고 생장시킨다
무수한 미생물들의 놀라운 협력으로 ㅎ

훍이 일어서는 것도 괸찮은 표현이지만 경현의 말대로 풀의 빈복이라면 아무리 뛰어난 시도 자립적으로 제 길을 갈 수 없다
조성웅
흙에게도 미안한 일이고 ㅎ
조성웅
흙에 대한 상상력은 어쩌면 우리의 미래가 달려있는지도 몰라 일어서는 것도 중요한데 더 결정적인 건 가꾸는 거야 스스로를 가꾸지 못하면 반혁명에 자신을 내어줄 수밖에 없어
박상화
그렇지. 살리려면 풀 때문에라도 좀 뜯어 고쳐야 겠네. ^^
조성웅
사실 난 구체 비평을 잘 못해. 그냥 읽다가 드는 느낌 정도, <흙>은 네게 중요한 시가 될 것이라는 믿음은 이야기할 수가 있어. 흙에 네 운명을 표현해도 좋을 거야 ㅎ 기대하마 ㅎ
박상화
마지막 연이 마음에 들어. 사물과 상황을 규정해 보려고만 하다가, 마치 만화처럼 묘사가 그려진게 난 좋더라구. 사실 처음에 쓰기 시작할 땐, 쓰면서 자꾸 신동엽시인이 생각났었어. 지금 것의 두배쯤 써 내려가다가 다시 줄였는데, 줄이고 나니 김수영의 풀이 됐더라구. 너무 베낀듯한 이미지에 버릴까 했는데, 눕는다, 일어선다 때문에 버리기 아까운 다른 감정이 있었어. 여긴 온통 흙, 나무,풀 뿐이라 소재가 맨날 그래. 잘 뒀다가 고쳐봐야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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