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화1968년생 / 편의점

​돈꽃

박상화 3 1,175

  

원추리 포기처럼 촘촘한 사람들 사이에서

허리를 꺾고 엎딘 뱀과 같이

틈새에서 틈새로

힘겹게 기어 붙이던 삶

캄캄한 집매를 맞고

퍼런 눈 뜬 새벽을 종종 걸어

망망대해 떠가던 빨간 다라.

고등어, 갈치, 언 동태짝 뽀개 담으며

기다리고

평생을 기다리던 좋은 날

 

아무에게도 사랑받지 못하였으나

하루 접어 한달

한달 접어 일년, 십년, 육십년

꽃이 언제 필까

언제 꽃이 필까

 

눈도 못뜨는 게 빨간 입 쫙쫙 벌릴 때마다

대신 매를 참고

대신 욕을 참고

분을 삭혀 창란젓 되도록

닳아 무릎뼈 빠지도록

돈이 없어 쩔쩔매던 

돈이 없던 

어머니, 가슴이 뻐개지면서

꽃 핀다.

달빛 들어 베어 버리고 말 저 꽃,

비린 꽃 핀다.

 

 

2016.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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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조성웅
시어가 좀 뜨 있는 것 같아. 좀더 착 달라붙었으면 좋겠네 ㅎ
박상화
동감. 어제 한 입에 쓰다보니 그리 되었는데, 좀 더 다듬어야 할 것 같아. 하고싶은 말이 많아서 요지가 한눈에 안들어오는 것도 문제고, 리듬이 앞 뒤 따로 노는 것도 있고, 형상이 잘 안그려지는 것도 문제. 그런데 먼저 쓰던 것들보다 목적성이 더 있어서 좀 더 애착이 가. 시간을 두고 더 주물러 볼 참이여.
박상화
눈 밝은 사람이 좀 더 짚어주면 좋겠구만, 의견교환을 못하니 섬같어 글쓰기가 외로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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