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화1968년생 / 편의점

박상화 2 1,156

 

 

 

온종일 남들만 본다

어떻게 걷는지

어떻게 웃는지

우는지 

어디를 보고 있는지

 

잠깐도 나를 보아주지 않는다

그래서 외로웠을 것이다

뒷모습도 쓸쓸했을 것이다

술잔 속에 비친 얼굴도 한번

가만히 보아주지 못하고

허둥지둥 쫓겨서

 

어디에 있는가, 나는

무엇을 하고 있는가

 

꿈을 향해 걸어가다

로드킬을 당한 줄도 모르고

어디가 뭉개진 것도 모르고

왜 이렇게 앞이 보이지 않는지

왜 이렇게 늘 제자리 걸음인지 답답해하며

손가락에 피가 나도록 허우적대고만 있는 게 아닌가

 

돌아보아도 눈은 

바깥으로만 향해있고

 

남들의 표정을 살피고

헤어스타일이며 옷 매무새며

말투를 살피는 만큼

나를 보았더라면

이토록 이 마음

무겁고 흔들리지 않았을텐데

 

어디에 있는가, 나는

스스로를 보는 일엔 장님인 나는

잃어버려도 찾지 않았던 나는

 

 

20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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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조성웅
처연하구나 흥렬아
박상화
처연한 건 아니고, 깨닫는 거다. 나도 보고 남도 봐야 하는데, 나는 안보고 남만 보는 삶이 아닌가 싶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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