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화1968년생 / 편의점

​그리운 홍시

박상화 0 830

 

 

한줄기 가지를 뻗어

바알간 홍시같은 등을 단 

저 전봇대는 

살아 감나무였으리.

고해성사, 멸업참회로

울고 간  숱한 사내들의

처진 등짝을 비추며

다시 태어나거든

골목 돌아 감나무로 나거라 축원했으리.

진심을 쏟아내는 사내들이

밤마다 너를 붙잡고 제 죄를 물으리니

지혜의 등 하나들고

사사불공이요, 처처불상이라 하리라.

사람이 물길인 속세를

자비심으로 골목마다 지키고 선 불상들.

밤에 게워낸 삶의 절박함은 

아침에 찡그릴 탐심에 지나지 않고

오기가 담긴 맑은 물로

어제를 헹구어 버린 양칫물이라.

집으로 가는 발길을 비추는 저 등이

이세상 마지막 조등일 지라도

힘내세요

그대 지나온 걸음, 부처의 발자욱 아닌 것 없으니

정 의심스러우면

언제는 네 손에 쥔 것이 뭐 있었던가

감나무 전봇대 부처님 붙잡고 물어보라.

 

 

2014.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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