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화/ 1968년생 / 편의점
어떻게 해도 손이 안 닿는 곳에
보이지 않는 곳에
한번도 멀어지지 않았던
네가 산다
등의 힘으로 먹고 사는 사람들은
자신의 등이 얼마나 크고 아름다운지
알지 못한다
서로 끌어 안거나 등을 기대일 때
타인의 손길을 빌려서만
토닥여 줄 수 있으나
꿈을 잃고
얼굴을 묻고 절망할 때에도
등은 표정이 되어주는
미덕을 지녔다
소멸하는 순간까지
끝내 남아 뒤를 지키는
묵묵한 사람들이
번지르한 사회를 밀고 간다
얼굴보다
등이 더 눈에 박히는 사람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