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화1968년생 / 편의점

​승자勝者

해방글터 0 911

 

 

 

땡볕의 노숙자가

물 한잔을 청했다가

인심도 없는 노랭이새끼라고

욕을 했다

 

물장수는

그지새끼라고

말을 꼭꼭 씹었다

 

마침 복권를 사러왔던 손님이

물값을 대신 치르고

꽝이 된 복권처럼

얼굴을 버리고 돌아갔다

 

물을 마시던 노숙자는 

그만 드러운 생각이 들어

반 남은 물병을 던지고 갔고

 

욕먹고 물 팔고 

비위 맞춰 복권을 판 가게주인은

터진 물병을 치우면서

밟혀 터진 딱정벌레처럼

가게에 못 박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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