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화1968년생 / 편의점

​덫

박상화 0 828

 

 

 

가게주인은 

화석에 박힌 꽃무늬처럼 기다리고 있었다. 

 

두려울 때 

더 열심히 뛰는 

심장처럼 

살자.

 

비가 내렸고 밤이었고 

손님은 좀처럼 오지 않았다.

 

장대같이 비가 오는 밤에는

퀴퀴한 자취방에서

파를 뚝뚝 끊어넣고 기름을 두른 전 한장에

소주병을 눕히던 날들이 

그립다

 

껌에는 먼지가 앉아 있었고

쵸콜렛은 아무데나 누워있었고

나는 복권기계 앞에 빗줄기처럼 서 있었다.

 

산다는 건

고드름을 타고 미끄러지다가

간신히

얼어 붙는 거다.

 

아무것도 숨을 쉬지 않았다.

 

 

9.17.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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