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화1968년생 / 편의점

심심초

박상화 0 1,044

 

 

 

주저앉을 땐 바닥이었는데 

절벽 위였다

쓰게 웃을 땐 텅 빈 껍질이었는데

그림자가 남아 있었다

 

심심초라

심심해서 피우신 줄 알았더니

할 수 있는 게 없어서 였다

갈라진 논바닥처럼

쪼그려 앉아 내려다 보는

 

깊은 그 한숨

길고 깊은 호흡

 

그냥 한숨을 쉬면

무너지는 거니까

실의에 빠지는 거니까

 

손 끝을 태워 

살자

호흡을 한다

길고 깊게 숨을 내 쉰다

 

가슴은

잿더미가 된 꿈의 공동묘지

어둠 속에서 타들어가는 별빛

 

 

2016.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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