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화/ 1968년생 / 편의점
멸시를 당하고
아이들의 눈동자 앞에서
능멸을 당하고
얼굴이 빨개지도록 추궁을 당하고
욕을 먹고
매를 맞고
눈물이 용기를 녹이고
분노가 몸을 으스러지게 만든다 해도
인간의 밑뿌리
어려움을 당해 스스로를 지키는 힘
그 힘 없이는 존재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싸우는 것이다
바위는
정을 맞을 때 존재한다
인간은
저항할 때 존재한다
포기하지 않은 시간만큼
존재한 것이다
바위라든가
뿌리로 제 몸을 묶어 놓은 나무처럼
아무리 흔들려도 떠나지 않는 풀처럼
제 몸을 묻어버린 돌처럼
지나가도 다시 불어오는 바람처럼
2016.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