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화1968년생 / 편의점

​결

박상화 0 1,573

 

 

 

나무는 매일 있었던 일을 제 몸에 적어 놓는다

강추위가 오면 움츠러 들었다고 적고

꽃이 핀 날은 한껏 부풀더라고 적고

고요했던 날은 

지루해 몸이 뒤틀리더라고 적어 놓았다

몸에 가라앉은 세월은 주름이 되므로

주름진 할아버지는

주름진 나무의 일기를 읽을 줄 아신다

제 몸에 세월을 새겨본 이들만 읽을 수 있는

언어로

두 주름이 서로를 보듬어

결 속에 묻힌

침묵을 

깎는다 

 

 

20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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