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화1968년생 / 편의점

고공에서 피는 꽃

박상화 0 1,064

 

 

잡초도 권력이 옮겨 심으면 죽는다

권력의 손아귀에 살면서

꽃을 피우고 씨를 남기는 분재는 강자强者다

 

갓 잡아올린 갈치같이 고등어같이

잡히면 곧 죽어버려야 차는 성미를 참고

철사에 묶여

비틀어진 몸으로 꽃을 맺는 

 

부족한 자유와

피가 마르도록 부족한 바람을 참고

기어이 꽃을 맺고야 마는 

분재盆栽처럼

짓무른 안개 속에서 홀연히 솟아난 성城같은 사람들

 

간혹 꺽여야만 할 때에도

멈추지 않고 꺾여나가

마침내 하늘의 목을 쥔 

상처투성이 나무의 힘줄은 굵다

 

누우면 편한

지구의 중력을 이기고

하늘로 올라가 선 고공농성高空籠城의 

의지는

제 힘으로 닫힌 하늘을 여는 꽃 

올려다 보아야만 보이는 꽃

 

 

2015.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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