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화1968년생 / 편의점

​단식斷食을 위한 기도

박상화 0 1,043

 

 

 

쌍용자동차 김득중 40일째,

콜트콜밴 방종운 5일째.

 

7년째 밥다운 밥을 먹지 못했던 사람들이

정직한 밥 한그릇을 위하여

7년간 태우고 다 태우지 못한 몸을 마저 태우네

 

인생이란 양파와 같아

슬픔, 노여움, 사랑, 설움을 

눈물 섞어 한꺼풀씩 벗겨내고 나면

아무것도 남지 않는 법

 

사람은 다만

따뜻한 밥 한그릇 먹기 위해 사나니

자존심의 밥, 정직한 밥, 보람된 밥

기쁘고 행복한 밥 한그릇을 위해

 

- 모든 말들이 한숨일 때

  그의 한숨이 다만 말이었네

 

- 모든 노래가 설움일 때

  그의 눈물이 다만 노래였네

 

이렇게 기록하고 나는 생각하네

단식이란 

상처에 오는 할머니의 손길을 기다리는 것

미움에 대한 투쟁이 아니고

보듬어 안아줄 연대를 기다리는 마음

 

드라이 플라워처럼 말라가는 숨결로

목숨을 걸고 기다리는

모두의 밥을 위한 마음

 

아, 김득중, 방종운

꼭 만나시길. 그 따뜻하고 강력한 연대를

밥다운 정직한 밥을

 

- 모든 말들이 한숨일 때

  그의 한숨이 다만 말이었네

 

- 모든 노래가 설움일 때

  그의 눈물이 다만 노래였네

 

 

2015.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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