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화1968년생 / 편의점

​7년

박상화 0 958

 

 

가게 안에 앉아 문 너머를 바라보면

바쁜 차들이 왔다갔다하는 조그만 국도를 건너

벌써 오래 전에 건물은 허물어지고 남은

공터가 있다. 

 

육이오 전쟁나던 해 쯤에

광내고 폼재던 시절이 있었을 것 같은

낡은 트럭이 한대

조수석 창문에

'팝니다' 써 붙이고

공터에 서서 벌 받게 된지 한참 되었다.

 

비바람 눈보라 오고 가고

발치에 노란 민들레, 흰 야생 당근꽃 피고 지고

잠시 곁에 주차하던 차들도 오고 가고

경찰차도 그 곁에서 스피드 건을 쏘다가 퇴근하고

밤이 내리고 해가 비치고

 

조금씩 녹이 더 슬어 

파란 트럭은 자꾸만 풍경이 되어갔다.

 

어디가서 죽었는지

주인은 얼굴도 한번 못보았다. 

내가 돈 벌면 사주고 싶다가도

저도 돈벌면 나를 사주고 싶겠다 싶어

길 건너 마주보고

7년,

비바람 눈보라만 오고 갔다.

 

2015.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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