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화1968년생 / 편의점

​뇌물

박상화 0 1,027

 

 

뇌물의 역사는 오래되었다. 아마도 세금의 원형일 것이다. 

힘없는 자가 힘있는 자에게 바치고 힘을 빌려쓰던 것이

나름 공정하고 규칙성을 가지기 위해 세금시스템이 된 것일 것이다. 

 

그러나 세금을 거두는 자가 제 역할을 못하고, 

세금으로 세운 줄에서 새치기를 하고 싶은 자들이 있어, 

뇌물은 아직도 세상을 움직이고 있다. 

 

그러니, 세금이 양의 돈이라면, 뇌물은 음의 돈일 것이다. 

세금으로 움직이는 힘이 뇌물로 움직이는 힘을 이기지 못하는 세상은 음의 세상이다. 

 

모든 거래는 준 만큼 받는 것이다. 그러니 뇌물은 받는 순간 빚이 된다. 

돈을 주고 권력을 사는 것이 뇌물의 속성이다. 

 

권력을 가진 자는 돈을 받고 권력을 팔아서는 안된다. 

 

권력은 안가진자가 인정함으로써 생긴다. 

안가진자가 인정하지 않으면 권력은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부족원이 인정하면 족장은 부족원의 수만큼의 권력을 가진다. 100중에 30이 인정하면 30의 권력을, 80이 인정하면 80의 권력을 가진다. 결국 족장은 여론의 대변인인 것이다. 다만, 족장의 판단을 언제나 인정할 순 없기 때문에, 제한적인 위임을 하는 것이다. 

 

그래서 위임의 범위를 벗어나는 권력을 행사한다면, 그 순간 권력은 폭력이 되며 위임의 무효가 성립한다.  

 

뇌물은, 위임의 범위를 벗어난 권력을 재물과 교환하는 일이므로, 

공식적으로는 둘이서 다수를 향한 폭력을 공모후 행하는 것이고, 

개인적으로는 자신의 이익을 위하여 다수의 손해를 조작하는 것이다. 

 

뇌물을 준 사람과 받은 사람은 공동정범이다. 

 

그런 공동정범이 세상에 거미줄을 치고, 서로를 엮어왔다. 

아무도 빠져나가지 못하게 되었고, 

세금을 받는 사람들이 뇌물의 거미줄에 얽혀서 일을 하지 않는 동안에, 

4대강은 썩어갔고, 세월호가 수장되고, 메르스가 창궐하였다. 

 

뇌물을 줄 수 없는 가난한 사람들은 이 거미줄에서 소외되었고,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영문도 모른 채 거미줄에 걸리면 죽는 역할만을 부여 받았다. 

 

이 거미줄은 짜나가면 끝없이 연결되지만, 

끊고 나가면 모든 곳에서 끊어진다. 

끊어진 세금이 일을 하게 되기 때문이다. 

 

누구일까, 고립을 불사하고

손해를 감수하며 이 거미줄을 끊고 나갈 사람은.

그는 뇌물에 팔아먹을 수 있는 권력을 쥔 사람일 것이며, 

고립되어도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일 것이며..

 

김영란법이 시행되면, 이제 정글이 될것이다. 

법을 따라 정의를 집행하는게 아니라, 

법의 명목으로 상대파를 잡는 사화의 시대가 열릴 것이다. 

그 사이에 끼어 얼마나 많은 무고한 목숨이 죽어나갈지.. 세상을 배우고 가진자들이 쥐고 흔드는 이유는, 

그들의 폭력이 건달들의 폭력보다 더 강하고 지독한 데에 있다. 

 

말하자면 인간성이 없는 것이다. 

인간의 목숨이 검토의 대상이 되지 못하는 것이다. 

인문학의 퇴보는 이런 폭력을 징치할 기준이 없어지는 걸 의미한다. 

 

6-13-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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