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화1968년생 / 편의점

​동지同志

박상화 0 911

 

 

 

갑자기 그들은 

너무나 익숙하고 낯선 곳에 놓여 졌다. 

소리가 없어진 공장, 텅 빈 거리, 고정된 사물처럼 비껴가는 차들,

적진에 고립된 병사였다.

째깍째깍 목이 말랐고, 외롭고, 춥고, 쓸쓸하고, 서러웠다. 

살아 남아 돌아가야 했다. 

가장家長을 따르던 식구들에 대한 미안함과 그리움에 

달처럼 숨죽여 울었다. 

애타게 구조를 기다렸다. 

죽음도 생각했을 삶의 시간이 째깍째깍 지나갔다.

실탄도 없었다. 

서로의 얼굴뿐이었다. 

출렁이는 망망대해에 뜬 쪽배였다. 

아무리 기다려도 지원병력은 오지 않았다. 

스스로 살아야 했다. 

X에 대한 11명의 팀웤.

굴뚝에 선 캡틴은 흔들리지 않았다.

다만 흔들리지 않음으로

그들이 살아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고립된 지 359일이 지나간다. 

공장은 아직 죽지 않았다.

11명의 고립병들이 고지를 사수死守하고 있다. 

이제, 민주노총과 민변과 노동자를 위한 정당들은

최전선에서 

빈손 맨주먹으로

비어있던 공장을 수많은 눈으로 채운

11명의 전사들에게

지원병력을 보내야 한다.

고립된 저 전투를 끝내야 한다. 

주 전선이 적들의 교란작전에 빠져 퇴각을 거듭하는 동안

최전선에서 피눈물로 열어놓은 문을 

닫히게 방치해서는 안된다.

전세戰勢는 고지 하나로 역전될 수 있다. 

 

2015.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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