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화/ 1968년생 / 편의점
종일 마음이
철컥 잠겼다 찰칵 열리고
철컥 잠겼다 찰칵 열렸다
어떤 열쇠가
자물쇠보다 강건한 김득중 지부장
무거운 입술에 미소를 주고,
프리지아보다 이쁜 김정욱 국장
얼굴의 그늘을 환하게 할 것인지
어떤 열쇠가
퉁퉁 부은 오타일 망정 죽기살기로 외치는
이창근 실장의 쉰 목소리를
새벽 범종소리의 장엄으로 퍼져 울리게 할 것인지
어떤 열쇠가
사측의 철컥 잠긴 마음 찰칵 열어
굴뚝에 갇힌 모든 사람들에게
프리지아꽃 한다발 선사할 것인지
대한민국 평택시 쌍용자동차 쌍굴뚝 꼭대기에
사람이 있다
잠긴 사람의 마음을 열어보려고
쉬지않고 열쇠를 깎는
사람이 있다
퉁퉁부은 저 타전소리 들리는 사람
평택으로 오라
공장 안에 있으면 공장 밖으로 오라
당신의 평택길이 어떤 열쇠다
당신의 발걸음이
당신이 그토록 기다리던 그 삶의 열쇠다
밤같이 잠긴 당신의 마음,
새벽처럼 열리는 소리를 함께 듣자
찰칵! 철컥 아니고 찰칵!
2015.3.12
*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 이창근의 굴뚝농성과 분홍도서관 건립기원 열쇠운동에 대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