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면의 밤들이 뭉쳐
뚜둑뚜둑 머릿속 혈관 끊어지는 소리
세상과 나를 이어주는
붉은 실들 한가닥씩 끊어져
심장의 박동이 더 이상 머리에 담아지지 않고
뜨거운 기억이 더 이상 심장을 울리지 못할 땐
어떤 목각인형처럼 그늘에 잠들겠지만
거기까지 나는 가야만 한다
죽음은 어디나 도사리고 앉아 덫을 놓고 있지
이 길을 벗어나도 삶이겠지
주저앉지 못하는 이유는 단지 한가지뿐,
나는 포기하고 싶지가 않다
끝까지 가 보기 위해
얼마나 많은 생각을 하고
얼마나 많은 시도를 해 보았던가
어깨가 등이 아프고 이가 시리다
그래도 충혈된 눈 감지 못하는
길의 끝, 생의 굴뚝에 서서
간혹 아득하고
어쩌다 심장이 브레이크를 밟아도
나는 포기하고 싶지가 않다
한 생을 바친 뜨거움이 있었고
뜨거움이 아직도 눈물을 만들기 때문이다.
2015.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