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화1968년생 / 편의점

​8번째 설

박상화 0 920

 

 

눈이 내리면

그 작던 고무신 자국

점점이 찍힌 할머니 따라가던 길

치맛자락 소리 싸르락 싸르락

시루에 얹힌 백설기 가루처럼

내 마음 모락모락 쪄지는 동안

 

할머니, 올 설에도 가 뵙지 못하네요

굽은 등 세우시고 이제나 저제나 기다리다

봉긋하던 묏등은 얼마나 꺼지고

흐린 눈에 또 눈물 고이셨을까요

 

2015.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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