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화/ 1968년생 / 편의점
굴뚝 위에 앉아 우는 그대들이
광화문 찬 바닥에 엎드려 우는 그대들이
일어나 만세를 부르기 전에는
입춘이 아닙니다, 벗이여
아직 맨발로 떠있는 스물여섯의 숟가락들이
제 신발을 찾아 신고 고맙다 나 이제 간다 떠날 때
굴뚝 위에서 초혼가를 목놓아 부르기 전에는
입춘이 아닙니다, 벗이여
입춘 꽃은 굴뚝에서 만세를 부르며 핍니다.
차가운 눈얼음 뒤집어 쓰고
살을 에는 바람에 흔들리다 흔들리다
툭하고 터지는 붉은 가슴 노란 가슴
얼음같은 눈물이 흘러 제 뿌리를 적시고
다시 굴뚝을 타고 올라
정규직 비정규직 여기저기서 툭툭 가슴이 터질 때
그 날이 입춘입니다, 벗이여
2014.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