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화1968년생 / 편의점

날으는 집 - 스타케미칼 해고노동자 차광호님께

박상화 0 1,084

 

 

 

촘촘하고 빼곡한 게 세상이다 

못하나 박을 곳 없다

착한 거인처럼 품어주던 공장도 숨이 끊겼다

식어버린 굴뚝을 끌어 안고 나는 서럽게 묻노니

내가 포기하지 않으면 

네가 살아나 꽃 피워 주겠는가

 

어제는 납매가 피었다하고

쌍용의 굴뚝에선

끓는 용광로 같은 춘투의 소식

마른 손 등에 내리는 환한 눈송이처럼

넓은 하늘을 펄펄 날리는 연대의 소식

민주노조를 깨고 돈을 챙겨 도망간 

사장은 뼈아픈 후회와 함께 돌아 올 것이다

 

돌아와 

공장에 불을 켜고

우리는 마주 앉아 차를 마시며

굴뚝 위의 집이 하늘을 날아가던

먼지같은 이야기를 나누게 될 것이다

서로 미안했던 손을 잡게 될 것이다

 

2015.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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