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화/ 1968년생 / 편의점
겨울
박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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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53
2016.01.03 14:45
서서
꺾여서
누워서
버석버석 마른 몸을
찬 바람에 부빈다
긴 밤 겨울비 하염없이 검게 내리고
찬서리 폭설이 하얗게 덮여도
마른 갈밭에 초록이 돋아날 리 없다
뻗어가던 마음 부러진 자리
무겁고 느릿느릿한 시간이
마른 몸을 관통할 때
한번씩 취해 북풍처럼 울고
하나씩 풀어져
굳은 살이 길러져야 한다
말에서 서려
품에서 녹는 겨울
누워서
꺾여서
서서
20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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