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화/ 1968년생 / 편의점
빙하기에는
생존이 최우선일 수 밖에 없다.
모두가 살아남으면 좋겠지만
먹을 것이 떨어지면
죽은 자를 뜯어 먹고,
뜯어 먹을 죽은 자를 만들어야만 한다.
살아 남았던 빙하기를 기억하는 너와 나의 유전자가
자본주의 시대의 빙하기를 걷고 있다.
사치일 수 밖에 없는 인정의 걸망을 메고
얼어붙은 말 속에 눈보라로 지워질 발자국을 찍으며
내가 너를 먹게 될 날이 올 것을 알면서
네가 나를 먹게 될 날이 올 것을 알면서.
2014.1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