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화/ 1968년생 / 편의점
이글이글 타는 늦 여름 들에
잡초들 빳빳이 서서 버티드라.
늘어지는 잎 끝 태워 끊어내고
잎날개 말아 스스로 땡볕에 맞서드라.
살아남는 일의 장엄함은
한 순간의 남루에 비길 수 없다고,
버티다 버티다 타버리는 동안
뿌리 끝에 힘주고 마침내 여름을 이기드라.
가을은 있는 힘을 다 하는 시간,
빳빳이 서서 해에 맞서던 잡초 한포기가
힘든 싸움에도 눕지 않던
너 같드라.
싸우지 않고도 살아있는 것 없드라.
2018.10.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