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화/ 1968년생 / 편의점
가지마다 눈물이다. 저 나무,
온 몸으로 운다. 지난 겨울은 혹독했다고,
팔이 꺾이기도 했고, 뿌리가 얼어붙고,
단단한 껍질조차 갈라 터지던 저녁마다,
아직 울 때가 아니라고, 눈물을 삼키며
얼마의 시간을 홀로 서 있었던가.
봄바람에 깨어, 봄비 맞으며
이제 운다. 감추어 두었던 눈물이
온 몸에서 나온다. 이젠
울어도 된다는 듯이, 언 마음이 풀리는 게
봄이라는 듯이. 실컷 울라고
봄비가 내린다. 우는 등을 두드려주며
봄비가 내린다.
2018.2.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