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화/ 1968년생 / 편의점
기계는
한번 울기 시작하면 죽을 때까지 운다
기계가 파업을 하면
그 요구조건을 들어주지 않고는 못 배긴다
모 아니면 도
협상이나 절충안 같은건 없다
기계밥 30년 먹고나서
박씨가 배운건 그게 전부다
좋은 게 좋은 거 같지만
그게 그렇지가 않다는 걸
기계에게 배웠다고 했다
대충 고치거나, 돈 안들이고 해볼라고 하면
기계는 절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가느다란 초침이
온 세상을 밀고 간다고 했다
기계는
돈 들인 만큼 너를 위해 움직인다고 했다
2014.1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