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화/ 1968년생 / 편의점
나는 푸른 바다를 먹고 자란 사내
비바람 일렁이는 파도를 넘어
칼날서린 갈치를 낚아오던 애비의 품에서
굵고 흰 뼈를 키운 사내
고도릿적부터 십오년
노동이 고단한 선잠에 들때마다
출렁이는 바다를 끌고 와 씻어내던
이곳은 직립의 나를 만들어 준 터전
뼈째 씹어 먹는다는 소문은 들었다만
갖은 공갈로 처자나 무섭게 하는
너희는 비열한 족속
나는 이를 갈아부친 사내
네 목에 박힌
가시가 되어
출렁이는 내 바다를 불러다
네 목을 씻을 때까지
나는 이를 갈아부친 사내
2015.12.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