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게 안에 앉아 문 너머를 바라보면
바쁜 차들이 왔다갔다하는 조그만 국도를 건너
벌써 오래 전에 건물은 허물어지고 남은
공터가 있다.
육이오 전쟁나던 해 쯤에
광내고 폼재던 시절이 있었을 것 같은
낡은 트럭이 한대
조수석 창문에
'팝니다' 써 붙이고
공터에 서서 벌 받게 된지 한참 되었다.
비바람 눈보라 오고 가고
발치에 노란 민들레, 흰 야생 당근꽃 피고 지고
잠시 곁에 주차하던 차들도 오고 가고
경찰차도 그 곁에서 스피드 건을 쏘다가 퇴근하고
밤이 내리고 해가 비치고
조금씩 녹이 더 슬어
파란 트럭은 자꾸만 풍경이 되어갔다.
어디가서 죽었는지
주인은 얼굴도 한번 못보았다.
내가 돈 벌면 사주고 싶다가도
저도 돈벌면 나를 사주고 싶겠다 싶어
길 건너 마주보고
7년,
비바람 눈보라만 오고 갔다.
2015.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