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을 받은 사람도
아직 진단을 받지 않은 사람도
마찬가지
우리의 병명은 암이다
살아 남기 위한 스트레스에서 아무도 자유롭지 못하고
성직자의 말씀도 짜증스럽다
스트레스를 피하는 방법을 쓴 책이 홍수처럼 넘치고
평온을 준다는 미디어의 쓰나미 속에서
마실 수 있는 한방울의 물을 찾기는 불가능해 보인다.
한 잔의 커피와
한 사발의 술로
하루 하루의 통증을 이겨야 하고
아무도 잠들지 못하는 긴 밤이 지나면
진땀을 훔치며 시작하는 아침이
심장을 두근거리게 한다
얼마나 남았을까
얼마나 더 살아남을 수 있을까
아직 어린 아이들과 함께
절벽처럼 수직으로 단절되는 삶은
너무 불공평하다
볼멘 생각을 하는 동안에도
몇은 문을 나가 지워지고
남은 사람들끼리는
눈을 마주치는 것이 금지되었다.
2014.1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