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 이야기
목련이 지던 날
김영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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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4.07 14:34
목련이 지던 날
며칠 있음 부모님 합 기일인데
고향 선영을 지키는 큰누님이 올라 오신다며
무엇을 해 갈꺼냐고 묻는다
동상이 좋아하는 동동주도 하고 싶고
쑥 절편도 하고싶고. 이런저런 생각에
아마. 깊은 잠을 못 이룰듯하다.
아부지는 뒤엄자리 김이 모락하고
돼지가 샅을 내렸지만 교접도 못시키고
벚꽃 흩 날리던날 바람처럼 가섰다
대문 지키는 대추나무는 미동도 없었고
다 쓰려져 가는 헛간에 낡은 지게는
주인을 잃어 버리고
벌써 30년이 갔다
주옥의 세월은 아니더라도
아직은 형제들 다 모일수 있지만
저 멀리에선
우리도 떠날 뱃고동 소리가 울려 퍼지고 있다
추모도 아련하고
모처럼 가족모임에
입맛을 챙기려는 모정을 닮은
또 다른 모정이 애잖하다
부모님 합기일 오는 길에
백목련 한송이 뚝 ! 떨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