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 이야기

노랫말

김영철 0 321

 

 

 

 

 

 

 

나는 졸장부이로소이다 

 

 

 

큰 싸움을 도모하질 못하고

큰 도적도 되지 못하고

큰 장사도 꾸리질 못하고

큰 글도 쓰지 못하는  

 

나는 졸장부이로소이다


조직보다는 내 이웃 동지들이 눈에 밟히고

동지들보다 내 처자식이 더 애절한

나는 졸장부이로소이다

싸움을 해도 큰 싸움을 하고 싶고

도적도 큰 도적이 되고 싶지만

졸장부 가슴은 언제나

언덕 비탈에 걸려 발버둥만 칩니다


졸장부 가슴에도 혁명은 새록 거리고

썩은 땅을 갈아엎어 새 씨앗을 뿌리며

호수처럼 수평의 세상을 그려도 봅니다

혁명을 꿈꾸는 선지자들은

오늘도 황야를 해매이고

별이 된 혁명가들은

졸장부 머리 위에 반짝거리고

졸장부 작은 가슴은

오늘도 숨어 엎드려

하늘 바라보지 못하고

나는, 나는 졸장부이로소이다

 

#여느해 모대학 음악동아리에서 노랠 만든다기에 써본 노랫말인데 노래는 어디로 가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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