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 이야기

가오리

김영철 3 708

 

가오리

 

설날이 다가온다

어찌 살다보니 가족이 늘어 설 음식 장만도 녹녹치가 않다

아내는 매누리, 사위 입맛 찾아 분분 하다

어느새 입맛까지 아이들에게 빼앗낀 처지가 되었다

 

며칠전 수산시장엘 갔다

가장 먼저 커다란 홍어 한마리 집어드니 아내는 아이들은 먹지도 않는데

비싼 돈들인다 타박 하지만  새끼덜 보단 내 입맛이우선이다

 

살다보면 그리움이 있듯이 설날이 다가오면 어머님 설날이 스친다

그 힘든 시절에도 어머님은 설 음식장만은 이른 봄부터 시작되었다

막올라오는 쑥을 캐어 말리시고, 고사리 꺽어 말리시고, 뽕잎을 쪄 말리시고

또 대목장이 돌아오면 커다란 가오리을 사서 겨울 찬 일기에 얼리면서  말려서

설 음식 장만에 온갖 정성을 드리셨다

(가오리는 여러종류가 있다 홍어, 참가오리, 간재미 등등이 있었고 남도에서는 통칭 가오리라고 한다)​

 

우리집에는 세배객이 많았다

세배객들에게는 무조건 술상이 차려 졌는데

그 술상에는 간단하게 가오리찜에 동동주 한잔 이었다.

대청에서 살 얼어진 동동주 한잔에 막걸리 식초장에 먹든 가오리찜

그 맛은 가히 환상적이었다

나는 그때 별 맛도 몰랐지만 살면서 맛을 알아 가면서

가오리찜은 설날 빠지지 않는 우리집

설 음식이 되었다

 

가오리 손질하여 옥상에 말리면서 하루 몇번씩 옥상에 오른다

어머님 맛을 찾아

어머님 맛이 날까?

다가오는 설날 어머니 설날을 추모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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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박상화
가오리 맛을 한번 묘사해 보시면 어떨까요? 비유를 하셔도 좋겠네요. 어머님의 가오리 맛, 형님의 가오리 맛, 어린시절 가오리 맛, 가오리 맛 잔치로 설날을 묘사하면 풍성한 설이 될 것 같아요. 부드럽기 어머님 품같다던지, 막걸리초의 여운은 말씀없던 아버님 넓은 등같다던지, 가오리 음식을 만드는 과정과 비유가 세월을 넘나들며 찰지게 묘사되면 좋겠어요.
김영철
사람들에게는 누구나 잊지못할 음식 한두가지는 있지 그 것이 정도 되고 그리움도 되고  , 또 어떤 음식속에는 역사와 미래도 담겨져 있고, 가오리는 내개 그런 음식이네, 하기사 지금은 가오리도 국내산은 구경도 어렵고 수입산이 대세라네
해방글터
붕어찜이 '어머님 마음 졸인 한나절'이듯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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