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 이야기

벌교 꼬막

김영철 1 1,073

 

 

설날이라고 고향 후배가 꼬막을 한 자루 보내주었다.

한 자루가 20K 인데 그 값이 금값이다 쌀 두가마 값이다

벌교사람들은 제사상에도 올라가고, 잔치 때면 홍어와 꼬막이 빠지면 상차림을 할 수가  없었다,

홍어는 그때도 귀한 음식 이었지만 꼬막은 아예 소쿠리에 담아 빙 둘어앉아 까먹고 또 까먹어도

희한하게 배도 안 부르고 질리지도 않는 것이 꼬막이다 이런 꼬막 맛을 작가 조정래는 이렇게 표현했다  



9(

 (아따 이꼬막 맛은 외서댁 고년 맛이여 쫄깃쫄깃하고 아무리 묵어도 질리지 않는 꼬막 맛처럼 외서댁 고년이 꼭 그 맛이란 말이시)

 “ 아따 이 꼬막 맛은 외서댁 고년 맛이여 쫄깃쫄깃하고 아모리 묵어도 질리지 않는 꼬막

맛처럼 외서댁 고년이 꼭 그 맛이란 말이시”

 

작가의 표현이 좀 생 스럽지만 벌교사람들에게는 꼬막은 그만큼 삶에 애환이 담겨진 음식이다. 몇 년 전 만해도 벌교에는 꼬막정식이란 메뉴를 가지고 영업하는 식당이 한곳도 없었지만 지금은 거의 모든 식당이 꼬막정식이란 간판을 내걸고 장사를 하고 있다.

벌교에서는 일 년에 한 번씩 꼬막 축제를 하면서 꼬막 브렌드을 전국에 홍보하여 요즘에는 벌교사람들의 밥그릇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하지만 꼬막은 원래 겨울 한철 음식이다. 동지달부터 삼월 까지 꼬막을 최상으로 치고 그 맛도 가장 일품이다, 읍민 만오천도 안되는 조그만 읍도시에 꼬막을 먹으려고 주말이면 관광버스 수 십대가 들어 닥친다,

예약을 하지 않으면 그 멀리에서 찾아와 꼬막은커녕 밥 먹을 식당도 없다.

그러다 보니 부실한 상이 차려지고, 바가지요금도 챙기고,

사실 벌교사람들은 잘 먹지도않는 온갖 꼬막 웰빙요리가 관광객의 입맛을 맞추고 있지만  적잖은 관광객들이 실망하고 가는 현실이다.

꼬막에는 참꼬막, 새꼬막 두가지로 분류 된다, 참꼬막은 색이 진하고 껍질의 골이 깊고, 새꼬막은 색이 연하고 껍질 골이 없다.

참꼬막은 새꼬막의 세배이상 값을 훗가 하며 제사상이나 잔치 상에는 꼭 참꼬막을 올렸다.

 

나는 가끔 고향에가면 식당에는 잘가질 않는다 역전앞 시장 주막집에 들려 꼬막을 주문하면 주모가 샤부샤브로 삶아준다 꼬막값주고 수고비 삼천원만 주면.껍데기에 남은 핏물까지 마셔야 꼬막 제대로 먹을 줄 안다는 소리를 듣는다. 입안에 남는 간간함은 막걸리 한 잔 들이켜면 된다. 어느새 손은 또다시 꼬막을 까고 있다. 벌교에 온 이유가 꼬막정식이 아닌 꼬막을 먹기 위해서라면 이만한 실속도 없다.

 

꼬막이 이젠 벌교사람들  밥그릇이 되었지만 60년도만 해도 값도 없었고 한 겨울에 꼬막 작업은 그야말로 중노동이었다

지도를 보면 고흥 반도를 끼고 있는 여자만이 꼬막의 주산지이다.

여자만은 아직 오염 되지 않은 청정의 해역으로 간만의 차가 아주 심한 곳이다.

갯뻘의 형태가 순천만 생태계가 세계적으로 지정 보호 받고 있지만, 잘 알려지지 않은

벌교갯뻘 고흥갯뻘도 아직 때 묻지 않는 순수성의 갯뻘을 유지 하고 있다.

벌교가 주생산지도 아니면서 벌교꼬막이 된것은 순전히지리적인교통의 요지였기 때문이다

교통이 발달하다보니 자연스레 인근 지역에서 나는 농수산물의 집산지가 되어 벌교꼬막 이

되었다

 

설이라고 꼬막 한 자루 부쳐준 고향 인심이 훈훈하고

오는 손님들에게 조금씩 싸주면서 벌교 꼬막의 예찬을 나눠보는 설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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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박상화
아, 그 벌교 그 주막집 그 꼬막 먹으러 언제나 가볼까요.. 읽으면서 입안이 그냥 쫄깃쫄깃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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