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 이야기

쪽방 신춘문예 3/ 류한걸

해방글터 1 547

설 이야기 

류 한 걸

--------

 

얼마 있지 않으면, 설이 우리 곁에 다가 온다. 기다리질 않아도 또 기려도도 설은 어김없이 우리 곁에 다가 온다. 지구가 어쩔 수 없이 공전주기를 포기하지 않는 한은 어쩔수 없이 설을 보내야 한다. 

  어린 시절 손꼽아 하루 하루를 세어 보았던 기억은 지금도 아련한 기억으로 머릿속에 남아 있지만 요즈음 세태는 옛날과는 많이 다른 것도 같다. 

어린 시절 저의 집은 상당히 벽촌에 속해 있었다. 

그기에다 가난하기 짝이 없었다. 때문에 과일을 살 엄두도 못 내었었다. 

배와 사과는 부잣집에서나 사서 먹는 과일로 생각했었다. 더욱이 사과는 배보다 더 귀한 과일이었었다. 저는 얼마전 경북 북부 지방으로 사과를 따는 봉사활동하려 간 적이 있었다. 

가파른 산길을 차가 한참을 가니 사과나무가 엄청나게 많았다. 

사과 크기도 컸었다. 원장님의 설명을 간단하게 듣고 처음 따보니 신기했었다. 

지금까지의 사과나 과일등은 돌려서 따보았지, 꼭지를 남겨두고서 따보기는 사실은 처음이었다. 혼자 속으로 왜 다른 곳보다 꼭지를 남겨두고 반대쪽으로 올려서 딸 때가 잘 따지는지를 이해가 잘 안되었다. 잘해야 될텐데 하는 생각도 다소 해 보았는데 1시간쯤 따보니까 어느 정도는 알 수 있었다. 

 

사실 나는 혼자 속으로 왜 다른 곳 보다 꼭지를 남겨두고 반대쪽으로 올려서 딸 때가 잘 따지는 지를 이해가  잘 되지 않았다. 그래서 제 생각은 조물주의 조화를 생각해 보았다. 짧은 순간이지만 “라이즈찌이의”(대표적인 낭만주의 독일의 수학자겸 찰학자) 질서라는 글귀가 머릿속으로 생각도 해보았다. 

 

  우리들은 점심을 먹고 사과 따기를 계속 했었다. 사람들이 많아서 그런지 얼마있지 않아서 일은 끝나 버렸다. 어린 시절에는 시골에는 품앗이라는 것이 있었다. 물론 그 기원도 두레라는 것에서부터 출발했겠지만 사과 밭에서 풍경은 과거의 품앗이를 생각해보고 더 나아가서는 공동체의 두레라는 제도(制度)의 서로 협동하는 모습과 상부상조의 정신과 덕업상권(좋은 일은 서로 권함)등의 잔형을 엿보는 것 같았다. 작업이 다 마무리되고 산을 내려와서 사과 상자들을 차에서 내려놓고 나머지 상자는 원장님 차에 싣는 것을 보았다. 대구로 가져가기 위해서 싣는구나하고 생각해 보았다. 솔직히 나는 이해 하지못하는 부분이 거기에 있었다. 이렇게 힘들게 일을 해서 (봄부터 시작해서 지금까지) 어떻게 이렇게 아무 조건 없이 형편이 어렵다는 여러 사람들을 위해서 사과를 무료로 나누어 줄 수 있을까 하고 머릿속에 내내 가득했었다.  

 

보통 사람이 이해하기는 더욱더 갈수록 각박해지는 현실에서 더욱 이해할 수가 없었다.

원장님이 더욱 존경스럽다는 말이 모자랄 것 같았다. 나 자신도 대구에서 원장님이 주신 과과 보따리를 덥석 들고 온 내 자신이 한 없이 못나고 부끄러운 사람이었다.  

끝으로 말미(末尾)에 설에 대한 이야기도 몇 자 적고 끝내겠습니다. 

고려 중엽에 작자는 잘 생각나질 않지만 해동동국통감(海東東國通鑑)이라는 책에서 섧다 → 섭다 → 설다 → 낯설다 → 설이 되었다는 전해오는 학자들이 다수설이라고 합니다. 

섣달그믐 날과 정월 초하룻날이 한 해가 바뀌니 다르다는 뜻이 되겠지요. 아무쪼록 어려운 이웃들이 몸 건강하시고 뜻한바 일들이 잘되시기를 기원합니다. 

 

 

2015년 12월 9일

 

류 한걸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카카오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밴드로 보내기

Comments

박상화
설이 다가 오니까 힘들게 농사지은 사과를 조건없이 나누던 생각이 나고 그런 인정이 그리웠던 것 같습니다.

공전주기, 라이쯔찌이의 질서, 덕업상권, 해동동국통감등의 용어를 쓰시는 것을 보면, 류한걸님은 여러 분야를 상당히 많이 아시는 분입니다. 다만, 내용은 잘 알고 계시지만, 글에서 사용하는 용어는 정확한 것을 써야 오해가 없습니다. 라이쯔찌이는 아마도 '라이프니츠'를 잘못 쓰신 것 같고, 해동동국통감은 해동역사, 동국통감을 잘못 쓰신것 같고, 두권 다 고려시대가 아니라 조선시대의 역사서입니다. 그러나, 라이프니츠가 공간철학에서 공간과 질서에 대해 얘기한 것은 사실이고, 해동역사나 동국통감에 설의 어원이 나오는지는 제가 알지 못하지만, 역사와 풍속을 담은 책이라, 설의 어원을 추정할 때에 참고가 되었을 수는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지금 이 글에서 설의 어원에 대해서도 정확한 학설을 사용하셨지만, 단지 철자가 틀려서 잘 모르는 것으로 오해될 위험이 있다는 것입니다.

또한 글을 쓸 때는 문법에 맞는지도 잘 살펴보아야 합니다. 보통 이를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지만, 의미가 달라질 수도 있고, 중복되거나 잘못된 문장때문에 글 전체의 신뢰가 떨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면, "끝으로 말미(末尾)에"라고 쓰셨는데, 말미가 끝이라는 뜻이므로, 같은 말을 반복 사용한 셈입니다. 또 한 문장안에 글투는 '다.' 로 끝나서 반말체인데, '저는'이라는 표현은 본인을 낮추고 상대(글 읽는 사람)를 높이는 말이라서, 서로 맞지 않습니다.

류한걸님은 다양한 분야에 많이 아시고, 글감인 '설'에 대한 이야기에 이런저런 지식과 상황을 첨가하여 재미있게 잘 풀어내셨으나, 철자와 문법의 오류가 눈에 띄게 사용되어 글의 진실이 오히려 가려지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글을 풀어내는 힘이 있으니, 정확한 용어를 사용하는 훈련과 중복된 표현이 있지 않은지 꼼꼼히 점검하는 습관을 키우면, 재미있는 좋은 글을 쓰실 분입니다.
카테고리
반응형 구글광고 등
최근통계
  • 현재 접속자 1 명
  • 오늘 방문자 296 명
  • 어제 방문자 551 명
  • 최대 방문자 2,936 명
  • 전체 방문자 473,007 명
  • 전체 회원수 15 명
  • 전체 게시물 15,811 개
페이스북에 공유 트위터에 공유 구글플러스에 공유 카카오스토리에 공유 네이버밴드에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