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 이야기

하루가 천리고 하루가 천금이다

김영철 0 644
하루가 천리고 하루가 천금이다

군 생활중 엄니 수많은 글귀속에 아직도 뚜렷하게 심장에 새겨신 글이다
엄니는 하여간 사흘이 멀다하고 편지를 보내주셨다 내용이 뻔한 안봐도 다 알수 있는 내용이라고 나는 뜯어 보지도 않고 하급자에게 대필 편지도 쓰게 했지만 그 걸 모르시겠는가, 얼마나 황당 했을까 아들도 아닌데 아들이라고 하니 참으로 철없고 몹쓸 아들이었다

엄니는 하도 내편지가 없자 기어히 부대로 면회를 오셨다, 오월 더덕이 물이 오르고 전선에도 봄은오고 ,우리부대는 진지 보수공사로 최전방에서 야영을 하고 있었을때다
벌교에서 순천으로 순천에서 용산역으로 마장동에서 철원 버스을 타고 부대까지 장장1박2일 동안 완행만 타고 아들 찾아 부대까지  떡 한말 안고 그 먼길을 왔는데 훈련중이라 면회가 않된다고 하자 엄니는 내가 아들 볼라고 전라도 벌교에서 이틀 걸려 천리길을 왔는디 우리아들 못 보고는 나는 절대로 못가요, 하며 부대에서 농성을 하니 어쩔수 없이 부대장 찝차로 민간인 통제구역까지 들어와 기어이 아들을 만나 볼수가 있었다

양단 치마 저고리에 가방도 아닌 석작 하나 안고
천리길을 오신 어머니, 여기까지 오다니 나는 반가움 보다 왠지 짜증이 슬며시 밀려오고 가져 온것은 뭐요 하니 석작을 열어 보이며 쑥이 부드러워 쑥인절미 좀 해왔다, 무거운데 뭘 그런걸 해왔어요, 그래도 엄니가 왔는데 어찌 빈손으로온다냐 친구들과함께 입놀이라도 좀 해야지 하면서 제대가 몇달밖에 않남았는데 어째서 편지 한장 없었냐  뚝따묵고 뚝따묵고 그래야 쓰것냐  날마다 오늘오늘 하면서 행여나 오늘은 오늘은 하다가 모심기전에 갔다 와부러야 속이 씨원 할것 같아서 왔다
인자 니 얼굴 봤으니 됐다, 엄니는 천리길이 어쩌고 천금같은 자식들이 어쩌고 하시며 뭐라고 혼자 중얼 거리는데 내 귀에는 하나도 들려 오지 않았다

천리 천금이 뭔 소리인지 그때는 알려고 생각조차 않해 봤고 지금 생각해보니 내 편지 한장을 기도하는 마음으로 기다리는 간절한 모정의 애틋함인듯 하고
더 깊은 뜻은 아직도 잘 모르겠다

오늘은 내글을 그렇게 묵매기다리시던, 내가 엄니가 되어, 이젠 오지도 않을 엄니 편지 한장을 기다리고 있다,
하루를 천리로 하루를 천금으로

어머니 박춘엽 ( 1920~19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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