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오리
설날이 다가온다
어찌 살다보니 가족이 늘어 설 음식 장만도 녹녹치가 않다
아내는 매누리, 사위 입맛 찾아 분분 하다
어느새 입맛까지 아이들에게 빼앗낀 처지가 되었다
며칠전 수산시장엘 갔다
가장 먼저 커다란 홍어 한마리 집어드니 아내는 아이들은 먹지도 않는데
비싼 돈들인다 타박 하지만 새끼덜 보단 내 입맛이우선이다
살다보면 그리움이 있듯이 설날이 다가오면 어머님 설날이 스친다
그 힘든 시절에도 어머님은 설 음식장만은 이른 봄부터 시작되었다
막올라오는 쑥을 캐어 말리시고, 고사리 꺽어 말리시고, 뽕잎을 쪄 말리시고
또 대목장이 돌아오면 커다란 가오리을 사서 겨울 찬 일기에 얼리면서 말려서
설 음식 장만에 온갖 정성을 드리셨다
(가오리는 여러종류가 있다 홍어, 참가오리, 간재미 등등이 있었고 남도에서는 통칭 가오리라고 한다)
우리집에는 세배객이 많았다
세배객들에게는 무조건 술상이 차려 졌는데
그 술상에는 간단하게 가오리찜에 동동주 한잔 이었다.
대청에서 살 얼어진 동동주 한잔에 막걸리 식초장에 먹든 가오리찜
그 맛은 가히 환상적이었다
나는 그때 별 맛도 몰랐지만 살면서 맛을 알아 가면서
가오리찜은 설날 빠지지 않는 우리집
설 음식이 되었다
가오리 손질하여 옥상에 말리면서 하루 몇번씩 옥상에 오른다
어머님 맛을 찾아
어머님 맛이 날까?
다가오는 설날 어머니 설날을 추모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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